PET 보틀(PET Bottle)의 수지 특성·성형공정·성능에 관한 기술 고찰 – 1

본 기술서는 청량음료 및 다양한 액상·반고형 식품의 핵심 포장재로 자리잡은 PET(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 Polyethylene Terephthalate) 보틀에 관하여, 그 역사적 배경, 수지 자체의 화학적·물리적 특성, 보틀 성형공정의 원리, 보틀 종류별 설계 사상, 그리고 실제 충전 현장에서 요구되는 성능 지표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원문은 일본의 청량음료 제조 기술서적인 『最新・ソフトドリンクス(최신 소프트드링크스)』 제IV편 「どんな包装材料を選ぶか(어떤 포장재료를 선택할 것인가)」의 제5장 「ペットボトル(PET 보틀)」을 토대로 하였으며, 원문의 수치·단위·시험법(ASTM 규격 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한국 식품·포장 산업 현장에서 통용되는 용어로 재구성하였다.

PET 보틀은 단순한 용기를 넘어, 내용물의 보존성·외관·물류 효율성·안전성을 동시에 좌우하는 정밀 공학의 산물이다. 수지의 고유점도(Intrinsic Viscosity, I.V.)와 결정화 거동, 프리폼(Preform)의 가열·연신·블로우 조건, 그리고 가스바리어성·내열성·내압성과 같은 최종 성능까지 — 이 모든 요소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본서는 이러한 연결 구조를 단계별로 짚어가며, 실무자가 보틀 설계 변경이나 트러블슈팅 시 참조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을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

1. PET 보틀의 역사

PET는 Polyethylene Terephthalate(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의 약칭으로, 의류용 섬유나 필름에 널리 사용되어 온 폴리에스테르(Polyester)와 기본적으로 동일한 수지이다. 섬유·필름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던 폴리에스테르를 보틀(병)에 응용한 것은 미국의 듀폰(Dupont)사로, 1974년 12월 펩시콜라(Pepsi Cola)사의 탄산음료 용기로 채택되면서 본격적으로 상업화되었다.

일본의 경우, 당시 식품위생법(食品衛生法)에 PET에 관한 규정이 없었기 때문에 곧바로 청량음료 용도로 전개하지 못하였고, 1977년 1월에 우선 간장(醬油) 보틀용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당시 간장 보틀은 이미 플라스틱화가 진행되어 있었으나, PET 보틀이 갖는 유리(Glass)와 같은 투명성이 상품성을 크게 높여주었기 때문에 기존 용기를 PET 보틀로 대체하게 되었다. 이후 그 적용 범위는 소스(Sauce), 나아가 주방용 액체 세제(Liquid Detergent)까지 확대되었다.

도입 초기에는 1.5ℓ 전후의 대용량 보틀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산란 쓰레기(散乱ゴミ, 무단 투기 쓰레기)에 대한 사회적 우려로 인해 500mℓ 전후의 소용량 보틀에 대해서는 업계 자율규제가 적용되었다. 이 자율규제가 1999년 해제되면서 소용량 PET 보틀 시장이 비약적으로 확대되었으며, 이는 오늘날 편의점·자동판매기 중심의 개인음용 시장 형성에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었다.

2. PET 보틀용 수지(PET Resin for Bottles)

2-1. PET 수지의 합성법

PET 수지는 고순도의 테레프탈산(Terephthalic Acid, TPA)과 에틸렌글리콜(Ethylene Glycol, EG)을 직접 반응시켜 모노머(Monomer)를 생성한 후 중합하는 방식으로 제조된다. 보틀용 PET는 섬유·필름용에 비해 요구되는 그레이드(Grade) 수가 적은 편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한 대(大)로트(Lot) 연속 중합 방식으로 생산된다.

보틀용 PET가 섬유·필름용 PET와 구별되는 핵심적 차이점은, 후술할 성형법의 특성상 보틀 전체가 균일하게 강한 이축 배향(二軸配向, Biaxial Orientation)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배향이 상대적으로 약한 부위에서도 충분한 강도가 확보되어야 하며, 균일한 연신성(延伸性, Stretchability, 즉 두께 분포의 균일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높은 중합도(重合度)를 갖는 수지가 요구된다.

고중합도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용융중합(溶融重合, Melt Polymerization)으로 제조한 펠릿(Pellet)을 다시 고상중합(固相重合, Solid-State Polymerization, SSP) 처리하는 2단계 공정을 거친다. 용융중합 단계에서 중합도를 무리하게 끌어올리면 점도가 과도하게 높아져 중합 반응기(중합釜)에서 수지를 꺼내기 어려워지는 공정상의 제약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한 용융중합 시에는 부반응(副反応, Side Reaction)으로서 글리콜의 탈수반응(脱水反応, Dehydration)에 의해 디에틸렌글리콜(Diethylene Glycol, DEG)이 생성된다. 이 DEG 생성량이 많아지면 폴리머의 강도가 저하될 뿐만 아니라 열劣화(열에 의한 품질 저하, Thermal Degradation)가 촉진되기 쉬워진다. 아울러 부생성물로서 환상삼량체(環状三量体, Cyclic Trimer) 등의 올리고머(Oligomer)가 다량 발생하면, 사출성형 금형의 벤트(Vent, 공기 배출구)를 막히게 하는 등의 문제를 일으키므로, 고상중합을 통해 이러한 부생성물을 저감(低減)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테레프탈산과 에틸렌글리콜만으로 중합되는 PET를 호모 PET(Homo PET)라 부르며, 보틀에 사용되는 공중합(共重合, Copolymerized) PET에는 일반적으로 이소프탈산(Isophthalic Acid, IPA) 또는 시클로헥산디메탄올(Cyclohexanedimethanol, CHDM)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2-2. PET 수지의 물성

(1) 기본적 성질

PET 수지(호모 PET 기준)의 융점(融点, Melting Point)은 250~255℃이다. PET 수지는 용융 상태로부터 급속히 냉각·고화(固化, Solidification)시키면 비정질(非晶質, Amorphous) 상태가 되어 투명성을 나타내지만, 유리전이점(Glass Transition Temperature, Tg, 약 70℃ 부근) 이상의 고온에서 일정 시간 노출되면 결정화(結晶化, Crystallization)가 진행되어 백화(白化, Whitening) 현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결정화 속도는 DEG 또는 그 외의 공중합 성분이 도입됨에 따라 늦춰지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투명성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목적으로 일부러 공중합 성분을 첨가하는 경우도 있다. 비정질 상태의 PET를 유리전이점 이상으로 가열한 후 연신(延伸, Stretching)하여 분자 배향(分子配向, Molecular Orientation)을 유도하면, 보틀에 요구되는 강도 등의 물성을 얻을 수 있다. 이때의 균일 연신성(즉 보틀의 육후 분포, 肉厚分布, Wall Thickness Distribution)은 수지의 중합도와 공중합 비율 등에 따라 달라진다.

(2) 가수분해(加水分解, Hydrolysis)

PET는 수분 흡수(吸湿)에 의해 가수분해 반응이 진행되는 특성을 갖는다. 상온 부근에서는 거의 변화가 없으나, 고온, 특히 용융 성형(溶融成形) 시에는 분해가 촉진되기 쉽다. PET의 분자량은 통상 고유점도(Intrinsic Viscosity, I.V.)로 대체 표현되는데, 수지의 함수율(含水率)이 0.007중량%일 때 점도 보존율은 약 90% 수준이나, 함수율이 0.015중량%를 초과하면 점도 보존율이 약 75%까지 저하된다.

I.V.가 저하되면 보틀의 강도, 특히 충격강도(衝撃強度, Impact Strength)가 저하되며, 유동특성(流動特性) 및 연신특성(延伸特性) 또한 함께 변화하므로 면밀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PET 수지는 성형 전에 충분한 건조(乾燥, Drying) 처리를 거쳐야 한다. 아울러 I.V.의 저하는 결정화 속도의 증대로 이어지는데, 프리폼(Preform)이 두꺼운 경우 사출성형 시 충분한 냉각이 이루어지지 않아 백화가 발생하거나, 블로우 성형(Blow Molding) 시 프리폼 재가열 과정에서 백화가 일어나는 등의 외관 불량으로 연결될 수 있다.

(3) 열劣화(熱劣化, Thermal Degradation)

PET는 수분뿐만 아니라 고온에 노출되는 것 자체로도 열화(劣化)가 진행되어 I.V.가 저하된다. 특히 300℃를 초과하면 이러한 열화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극단적인 예이지만, 305℃에서 3시간 방치할 경우 점도가 약 50% 정도 저하된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용융 성형 시 수지 온도가 극단적으로 상승하지 않도록 하고, 수지가 장치 내에 체류(滞留, Residence)하지 않도록 설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I.V.의 저하는 강도 등 물성 저하만을 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열분해(熱分解, Thermal Decomposition) 과정에서는 아세트알데히드(Acetaldehyde, AA)가 생성되는데, 아세트알데히드는 21℃ 이상에서 기화(気化)되며 단맛이 나는 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특성이 있다. 단 60ppb 수준의 농도만으로도 콜라(Cola)와 같은 음료의 풍미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이를 제어(制御)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품질관리 항목이 된다. 또한 분해 과정에서 발생하는 올리고머가 사출성형이나 블로우 성형 시 금형 표면에 석출(析出)되어 외관 불량의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분해 반응 자체를 억제하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이다.

(4) 연신(延伸, Stretching)

PET는 연신 처리를 하지 않으면 폴리올레핀(Polyolefin)이나 폴리염화비닐(Polyvinyl Chloride, PVC)과 같은 범용 수지와 동등한 수준의 강도밖에 나타내지 못하여, 내압용기(耐圧容器)로는 사용할 수 없다(아래 〈표 5-1〉 참조). 그러나 PET는 연신이 매우 용이한 수지이며, 연신에 의해 배향결정화(配向結晶化, Orientation-Induced Crystallization)가 진행되므로 강도, 가스바리어성(Gas Barrier Property) 등의 물성이 크게 향상된다(아래 〈표 5-2〉 참조).

[그림 1] 표5-1 PET 수지의 강도(연신효과) — 원문 (출처: 最新・ソフトドリンクス, p.587)

아래는 위 원문 표를 한글로 재구성한 것이다.

항목단위시험법(ASTM)미연신(未延伸)이축연신(二軸延伸)
비중(比重)D15051.341.35~1.39
인장항복강도(23℃)kg/cm²D638540700~1,300
〃 신율(伸び)%54~6
〃 파단강도kg/cm²1,400~2,200
〃 신율%300 이상90~120
굴곡강도(23℃)kg/cm²D790750
〃 탄성률kg/cm²23,700
인장충격강도kg-cm/cm²D2562401,200~1,700
록웰 경도(Rockwell Hardness)R스케일D785108108

연신에 따른 가스 및 수분 바리어성의 변화는 다음 〈표 5-2〉와 같이 다른 포장 수지와 비교하여 확인할 수 있다.

[그림 2] 표5-2 PET와 타 수지의 필름 상태 바리어성 비교 — 원문 (출처: 最新・ソフトドリンクス, p.588)

필름연신 상태산소(O₂)이산화탄소(CO₂)질소(N₂)수분(水分)
PET미연신5.05.72.41.38
PET이축연신2.22.61.30.65
PE(고밀도)미연신85.0290.020.10.80
PE(고밀도)이축연신37.8125.09.30.32
PP미연신78.9284.019.00.76
PP이축연신32.0110.08.90.20
PS이축연신115.0450.017.03.50
PVC(경질)미연신5.26.10.81.12
PVC(경질)이축연신3.64.30.60.70
PVDC미연신0.32.50.070.20
AN(아크릴계)미연신0.71.00.23.50
PA(나일론6)미연신1.24.80.66.00
PA(나일론6)이축연신0.41.60.22.00
PC미연신140.0400.020.14.14
PC이축연신80.0270.018.02.20
PE/Ny/PE8.012.05.55.50

(단위: 가스 투과도 cc·mm/m²·24hr·atm, 수분 투과계수 g·mm/m²·24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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